[귀농귀촌] 도시안의 농촌 체험 - 주말농장 & 베란다 · 옥상 농사
▶ 도시와 농촌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는 생명에 대한 체험의 빈도이다. 농촌에 비해 도시는 초록빛 생명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 하루 종일 걸어다녀도 신발에 흙먼지 하나 묻지 않는 것은 그만큼 도시생활이 생명에서 멀어져 있음을 웅변하는 것이다. 많은 도시인들이 주말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내달리는 것은 흙을 밟지 않고서는 삶을 지속하기 어려운 근원의 욕구때문인지도 모른다. 귀농에의 속깊은 갈망이나 농촌을 동경하는 것도 주말의 나들이 욕구와 호흡의 주기만 다를 뿐 비슷한 맥락에서 출발 했다고 본다.
수구초심이랄까 귀농본능이랄까 어쩌면 우리 몸안에는 농경시대 이후 경작본능이 내재된 유전자가 이어져 온 듯하다. 그래서 할아버지 이전 세대에서는 누구나 농부였을 조상들처럼 우리에게도 농부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 그것이 혈기왕성한 젊은 날에는 잠시 잊혀졌다가도 삶이 어려운 계절을 만날 때나 힘이 다하는 황혼녘에는 흙내음이 반갑고 고향의 산천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모양이다. 다른 이유로는 농촌으로 향하는 지금의 도도한 흐름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 교육기관에서 교육도 듣고 실습을 해보았다면, 다음은 직접 농사를 체럼하는 일만 남았다. 벼농사와 채소 농사를 같이 경험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벼농사는 도시 외곽이 아니면 어려울 터이고 나머지 텃밭 농사에 도전해 보자. 여유가 있으면 먼저 요즘 유행하는 주말농장을 찾아가 본다. 경작 규모는 작지만 실제 농사와 비슷해 제일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농장 관리자에게 농사 정보를 제공받거난 농기구, 씨앗, 비료를 구하기도 쉽다. 게다가 밭이웃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되고 여러 사람이 키우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구분하고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농사 첫해는 1주에 한 번 찾아갈 때는 기준으로 다섯평 안팎이 적당하다고 본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어 경작 면적을 늘려 잡으면 풀을 감당하기 어렵고 병충해 방제도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한해 농사를 경험해 보고 자심감이 생기면 이듬해에 밭을 늘려도 늦지않다. 물론 정년퇴직을 했거나 밭에 자주 들를 시간이 나는 분들은 면적을 늘려 농사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 친구 부부도 몇 년전 경기도 하남에다 텃밭을 분양받아 고추, 상추, 열무, 토마토 등 예닐곱 가지 작물을 심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려니 무척 힘이 들었지만 하다가 보니 점점 재미가 붙더란다. 아이들과 어우러져 풀을 매며 작물에 대해 묻고 답해주는 가운데 어느 순간에 "아, 이 맛에 농사를 짓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따. 하지만 쪼그리고 앉아 두세 시간 일하고 나면 집에 돌아와서 같은 시간만큼 잠을 자야 필오가 풀렸다며 새삼 우리 부부가 달리보인다고 했다. 농사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고...
한 번은 옆밭의 고추들은 쑥쑥 크는 데 친구네 고추는 심은 그대로 여서 고심 끝에 농장 관리인에게 문의를 했단다. 관리인은 고추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몇 마디 묻더니 고추 주변을 파내었다. 이윽고 고추 뿌리가 담겨 있는 얇은 플라스틱컵을 꺼내더니 " 이런 게 묻혀 있으니 고추가 크겠느냐?" 며 혀를 차더란다. 모종을 키울 때 쓰던 용기를 벗기기 않고 심은 모양이다. 그 뒤에도 몇 번 실수가 이어졌지만 지나고 보니 순간순간이 되살리고픈 추억으로 남았다. 아직은 맞벌이에다 두 가지 일을 하느라 주말농장을 쉬고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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