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의 가치와 기능
1) 환경보전 효과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정화, 수질정화, 홍수방지, 수자원 함양, 토양유실 방지,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하다. 대기정화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뜨겁게 달구어진 도심의 열섬화 현상을 완화하며, 도시 안으로 생명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이는 도시농업이 농작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들까지 도시 안으로 불러들여 도시의 자연생태계 요소들 끌어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시의 자연지반에 농업활동이 이루어지게 되면 물 순환과 토양 내 유기물 순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빗물을 저장하여 홍수 예방의 효과도 가져온다. 또 녹지는 광합성이나 호흡작용을 통해 CO₂를 절감시키고 O₂를 공급해줄 뿐만 아니라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를 배출해준다<표 1-2>. 특히 실내에서 식물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정화 효과뿐만 아니라 산소, 음이온, 습도 등의 방출물질을 통해 실내환경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2) 공동체 형성
도시농업을 통한 유대감 강화와 공동체 형성 역시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규모적 팽창만을 추구해오던 현재의 도시 속에서는 만일 '돈’이 없다면 마땅히 누릴 수있는 문화공간이나 휴식처, 만남의 장이 거의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자연적인 공간이 부족하게 되면, 사람 간의 대화나 유대관계가 부족하게 되고 이는 곧 심각한 사회 병리현상을 야기할 수가 있다. 도시농업을 매개로 사람 간의 잦은 만남을 통해 대화를 많이 나누고 공동체를 형성해 나간다면 개인으로 하여금 정체성을 갖게 해주고 남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학습시켜 주며 보다 쉽게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기를 수 있는 사회적, 윤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와 같은 사회적 구조가 부족하거나 단절되게 될 경우,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 도시농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동체 문화 체험의 장으로서, 이 안에서는 누구나 직접 경작과 관리를 하며, 이를 통해 협동심이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3) 사회적 효과
사회구성원은 물론 가족 간에도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가족끼리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게 되었으며, 이는 가족 간의 대화 부족이나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가정의 위기와 함께 부모의 무관심 속에 청소년들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
하고 청소년 문제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도시농업에 참여하면서 가족 간 대화 시간이나 이해 정도에 높은 효과를 나타낸다. 일상생활과 직장생활로 인해 가족 간의 시간이나 대화가 부족한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텃밭 가꾸기 등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한편 가족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4) 경제적 효과
도시농업은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갖는다. 폐열을 이용할 수 있고, 음식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쓸 수 있으며, 빗물과 하수를 재활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많은 양의 음식물쓰레기를 자체적으로 퇴비화해 거름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가령, 영국에서는 런던 근처의 하수처리장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된 하수를 인근 10,000m²에 이르는 농토에 사용하고 있다. 옥상녹화를 통한 경제적 효과도 있다. 학교와 같은 건물의 옥상을 농원화 했을 때 단열효과를 통한 냉난방비 절약은 16.6%에 이른다.
30°C를 넘는 여름에 옥상 콘크리트 표면은 50°C에 육박하며, 그 밑 부분은 40°C에 이르는데, 식물을 심고 가꾸어 활용한다면 옥상표면의 온도는 26~27°C를 유지한다.
5) 교육 기능
교육 현장에서는 농작물의 생육에 대해서 일관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어렵다. 도시농업은 일반적으로 농작물을 심어 수확을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을통해 생태지향형 도시농업의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직전 경작과 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식물과 자연에 대한 이해와 감사하는 마음은 환경의식을 일부러 고취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특히 생태와 자연 학습의 생생한 현장으로써 많은 교육에 이바지할 것이다. 흙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계절의 변화를 알게 하며, 자연의 관찰 활동을 통해 감각이 살아나고 과학적 인식을 갖게 해주며, 사람 사귀는 능력을 길러 주어 친사회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노동을 통한 땀의 의미와 수학의 기쁨을 알게 하고, 자연계의 순환과 생명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 재배활동에 자녀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땀을 흘리는 노동으로서 의 의미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하나의 유기체로 긴밀하게 형성된 자연의 참된 의미를 알게 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사회가 진정한 삶임을 일깨워주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자연을 체험함으로써 알게 해 준다. 또한 사회라는 공동체 집단에서 혼자만의 삶이 아닌 단체로 삶을 살아가는 섭리를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6) 생산적인 여가활동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도시는 인구와 산업이 집중되는 장소였다. 도시는 농촌에서 생활하다 가난을 극복하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이주해 온 사람들에게 있어 고용기회 및 신분 상승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자 자녀교육을 위한 문화생활이나 보다 높은 교육수준을 향유하도록 하였다. 이 시기에 휴식이나 여가는 할 일 없는 사람들 이나 성공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제한적이고 부정적인 의미였다. 그보다 생계유지와 자녀교육을 위해서 도시민들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삶을 살면서 힘들고 반복적인 생활을 헤쳐 나갔다. 구성원들의 희생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는 눈부신 경제성장과 전례 없는 일상생활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성장과 성공에 집중된 생활은 과로로 인한 질병 발생이나 운동 부족을 유발하고,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도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생장의 황폐화가 계속되어 삶의 질은 저하되고 있다. 최근 들어 성공 위주의 생활양식에 대한 반성을 통해 도시민들이 점차 시간에 쫓기는 일상생활과 복잡하고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보다 쾌적한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정신적 휴식과 긴장완화를 이루기 위한 욕구
의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여가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도시농업은 도시 내 및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가족이 함께 즐기고 휴식과 참여를 할 수 있으며, 재배와 수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여가활동이다.
7) 고령화 대책
한국은 200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이후, 19년 만에 고령사회(고령인구 14% 이상)로, 7년 만에 초고령 사회(고령인구20% 이상)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이다. 다가올 고령사회를 맞이할 고령화 대비책에는 출산율을 높이고 고령화의 진전 속도를 막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노령인구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노인들은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도시농업을 일정 수준으로 제도화시키면 노인층이 자연스럽게 생산 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노인들 스스로가 자신을 부양할 수 있게된다. 그렇게 되면 고령화 사회의 사회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노인부양을 위한 경제비용 및 노인과 자녀층의 심리적 부담 역시 감소하게 된다.
8) 생산녹지
도시에서 경직하는 작물은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주곡의 생산은 어렵다. 하지만 도시농업을 통해 유기농 작물과 인근 지역농작물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어 오히려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들 가져온다는 선진사례가 있다. 도시농업의 이용은 녹지 및 식량 확보 차원 이외에도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다. 도시농업은 최근 각광받는 옥상녹화와 연계되어 실행될 수 있다. 정원이나 공원 등을 비롯한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다채롭게 적용되어질 수 있으며, 효과 역시 다양한 방면에서 기대된다.
9)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
도시농업은 ‘내 밥상은 내가 자급하기’ 위해서 생산하는 소비자 운동이기도 하다. 조그만 규모라 할지라도 직접 경작해서 수확해 본 생산자는 재배과정을 통해 최종 상품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된다. 도시민이 재배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직접 생산함과 동시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고민하게 된다. 또한 농산물 소비 역시 얼굴을 아는 사람과 직접 거래하고 싶어진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유도하고, 도시 안에 건강한 소비자를 만든다.
10) 재해방지와 지역 보전
주택 밀집지에 인접하는 농지는 연소방지에 도움이 된다. 배수 불량 지역에서는 논이 유수 기능을 발휘한다. 재해 시에 일시적인 피난 장소로 도시농업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방재용의 우물을 보전하는 의미로 지하수의 함양도 중요한 기능이다. 녹지를 지탱하기 위한 기름지고 건강한 토양은 식물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빗물이나 여타 수분을 저장할 수 있어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11) 기타
도시농업을 통해 조성된 녹지나 농지 공간에는 자연스레 생태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이 안에서 늘어나는 생물 종은 다양성을 확보해 준다. 또 농업은 사람들에게 평온함을 주는 경관을 형성한다. 이들 경관은 그 지역의 독특한 것이며, 특색 있는 시가지 경관의 한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 도시 내 농지보전을 통한 농업의 유지는 시가지 경관을 조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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